Google Maps 앱에서는 다른 사람이 올린 내 주변 장소에 대한 포스팅들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최근 올라온 포스팅들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아주 익숙한 이름의 베이커리를 발견했다. 바로 Kakiang Bakery이다.
나는 아주 오래 전 우붓에 갔을 때 Kakiang Bakery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우붓은 일부러 가기에 나에게는 먼 지역이었고,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덴파사르에서도 Kakiang의 빵을 맛볼 수 있다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Kakiang Bakery의 고소한 빵과 다양한 디저트를 다시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Kakiang은 발리어로 "할아버지"를 의미한다.
신기하게도 할아버지라는 단어는 어떤 언어로 바꿔 불러도 변함 없이 푸근한 느낌과 사랑이 느껴지는 마법의 단어인 것 같다.
할아버지. 나의 할아버지는 종종 나를 옆에 앉혀놓고 동물 그림을 그려주던 다정한 할아버지였다. 내가 잘 먹는 과자를 준비해 두었다가 내가 질릴 때까지 방에서 꺼내오던 사랑이 가득한 할아버지이기도 했다.
Kakiang Bakery가 있는 Jl. Diponegoro는 발리 초보자들에게는 생소한 길일 것이다. 주변에 Level 21 쇼핑몰, Saint Joseph 학교, Apotek & Klinik Kimia Farma 약국 등이 있다. 이곳들은 일반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는 아니지만, 현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름만 말하면 누구나 아는 곳이다.
Kakiang Bakery는 Jl. Diponegoro의 큰 사거리 부근에 위치해 있는데, 빨간색 바탕에 대문자 K가 적힌 간판을 찾으면 된다. 참고로 이 길은 일방통행이므로 한 번 지나치면 다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나는 도착 200m 전부터 왼쪽 방향 지시등을 켜고 서행을 한 덕분에 제대로 찾아올 수 있었다.
입구만 보면 다소 협소해 보이는 이 3층짜리 건물이 바로 Kakiang Bakery이다.
크림톤의 건물 외벽과 빨간색 어닝, 그리고 아치형 나무 창문은 베이커리 외관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건물을 올려다봤을 때, 우리를 발견한 3층의 직원이 싱그러운 미소로 나와 내 친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건물 앞에는 차량 한 대를 댈 수 있는 주차 공간이 있는데, 이마저도 비어 있는 옆 건물 앞에 위치해 있다. 아직은 옆 건물이 비어 있기 때문에 이용이 가능하나, 추후 개인 차량 이용 시에는 외부에 유료 주차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현재 Kakiang Bakery Denpasar에서는 외부 주차를 한 손님들 중 100,000루피아 이상 구매하는 In dining 손님들에게 총 지불 가격에서 6,000루피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주차 요원이 있는 근처 상가 앞에 주차하면 회당 5,000루피아 정도(부르는 게 값이라 변동 가능성이 있음)이고, Level 21의 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 시간당 주차 요금이 발생한다.
베이커리로 들어서면 쇼케이스가 바로 보였는데, 그날 만든 빵과 케이크로 가득했다.
Kakiang Bakery를 검색하면 "Japanese Style Pastry & Bakery"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몇몇 메뉴 이름에는 "Bento"나 "Harajuku"와 같은 일본어가 포함되어 있다.
전시되어 있는 케이크의 크기는 10~15cm로 다소 작은 편이지만, 대규모 파티를 즐기지 않는 1인 가구인 내 입장에서는 꽤 실용적인 크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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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 뒷편에는 음료를 제조하는 조리대가 있고, 쿠키와 또 다른 빵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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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곳곳에 화분이 놓여 있고, 잘 정돈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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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2층을 구경했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손님이 많지 않았다. 2층은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유리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아웃도어 공간으로 나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앞쪽은 도로 뷰이고 왼쪽은 Level 21 쇼핑몰 출구 뷰였다.
일부러 일어나 밖을 내려다보지 않는 이상, 이 공간은 벽으로 가로막혀 있어 아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다가 2층이라 그런지 외부의 소리가 그리 크게 들리지는 않았다.
3층은 Staff only 구역으로 손님은 출입이 불가하다.
이곳에는 각 테이블에 Ordering machine이 준비되어 있어서 먼 자리에서도 직원 호출이 가능하다.
어린이 손님을 위한 키즈 하이체어가 있다. 요청 시 이용이 가능하다.
나는 쇼케이스를 지나며 빵 주문을 시작했다. 먼저 Sausage, Chicken Bacon & Corn, Abon Ayam, 빵을 하나씩 주문했고, 직원에게 추천 받은 이 곳의 Signature 메뉴인 Tiramisu Mille Crepes, 그리고 Hot Ginger Tea와 친구를 위한 Pineapple Juice를 주문했다.
빵을 데우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주문할 때 직원에게 요청할 수 있다.
나와 친구는 음료 조리대를 지나 소파가 있는 벽 쪽의 넓은 자리를 선택했다.
자리에 앉으니 직원이 메뉴를 가져다 주었다. 메뉴에는 쇼케이스에 있는 빵 이외에도 다양한 음료와 식사류가 있었다.
먼저 커피, 과일 주스, Moctail 등 음료 류가 있었는데 가격대는 25,000~42,000루피아이고, Hot음료와 Iced 음료는 가격에 차이가 있었다. (Iced 음료가 조금 더 비싸다.)
그리고 피자, 파스타, 인도네시아식 메뉴 등 메인 메뉴는 42,000~68,000루피아, 빵과 조각케이크 등의 디저트류는 20,000~47,000 루피아이다.
어린이를 위한 메뉴도 마련되어 있었다. 키즈 메뉴 1, 2, 3은 모두 40,000루피아로, 여기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샌드위치나 Nasi Goreng(볶음밥) 중 택 1이 포함되며, French Fries와 아이스크림도 함께 제공된다. 만일 내가 키즈였다면 에그 샌드위치를 선택했을 것이다.
메뉴의 마지막 장에는 Bridal Shower과 생일 파티를 위한 Package도 있었는데, 4인, 6인, 8인 기준으로 구분된다. 각 패키지에는 피자 2종과 French Fries, 쇼케이스에 있던 작은 케이크 하나와 아이스티가 기본적으로 제공되며, 여기에는 각종 장식과 왕관도 포함되어 있다. 이곳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이 날은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직원들이 파란색 풍선을 열심히 불고 있었다. 아마도 곧 있을 누군가의 파티를 준비하는 듯했다.
드디어 내가 주문한 음식들이 모두 나왔다.
Tiramisu Mille Crepes를 한 입 먹자마자 나는 왜 직원들이 망설임 없이 이것을 추천했는지 알 수 있었다.
Tiramisu Mille Crepes는 정말 맛있었다.
층층이 쌓인 촉촉한 Crepes를 한 입 베어 무니 그 사이에 스며든 풍부한 커피 향이 입안에 퍼졌다. 그리고 신선한 크림이 부드럽게 마무리해 주어 각 층의 Crepes가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무엇보다도 크게 달지 않아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이 디저트는 한 입 한 입마다 깊고 고소한 여운을 남기며,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이 있는 맛이었다.
이어서 나는 따뜻한 Ginger tea를 잔에 따랐다.
사실 Ginger tea는 별 생각 없이 갑자기 마시고 싶어서 주문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Tiramisu Mille Crepes와 잘 어울렸다.
Ginger tea의 따뜻하고 살짝 매콤한 맛이 Tiramisu의 달콤함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배가 불러서 다 먹지 못한 빵들은 직원에게 포장을 요청해 가져왔는데, 나중에 집에서 먹어보니 모두 훌륭한 맛이었다.
Google Maps app에서 본 것처럼 오후 4시부터는 확실히 손님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Kakiang Bakery Denpasar의 메뉴는 옆의 링크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Kakiang Denpasar Menu (Click)이 웹사이트에서는 다른 지점의 정보나 메뉴도 확인할 수 있어 방문 전에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이제 Kakiang Bakery의 위치를 알았으니 나는 Tiramisu Mille Crepes를 먹으러 이 곳에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식사 시간에 맞춰 와서 메뉴의 요리를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