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연한 기회에 발리에 왔다가 발리의 매력에 빠져서 지금까지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이방인 중 한 명이다.
발리에 워낙 오래된 이방인 선배님들이 많이 있어서, 나는 아마도 애기 고인물쯤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흔히들 발리를 환상의 섬, 신들의 섬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 아름다운 섬에 살면서도 피할 수 없는 익숙함과 반복되는 일상에 서서히 잠식되었다.
새로운 경험과 발견을 좋아하던 예전의 나는 어느새 완벽한 homebody가 되어버렸다.
지도앱를 보며 실시간으로 경로만 확인하다 교통체증으로 결국 외출을 취소하는 일이 다반사다.
선불 전화 충전이나 전기 토큰 충전을 위해 밖으로 나가는 일도 이제는 필요 없어졌다.
남들이 매긴 별점과 리뷰는 언제든 내 결정에 영향을 미칠 준비를 하고 있고, 삼시세끼를 배달로 해결하는 것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기약 없이 1시간 전에 부른 콜택시를 기다리던 옛날이 가끔은 그립다.
No pain, no gain이 아니라 이제는 No pulsa, no gain이다. (Pulsa : 선불 전화 충전금)
기술 발전에 발빠르게 맞춰간 덕분에 편리함은 얻었으나, 그 편리함 뒤에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도 많은 것 같다.
예전처럼 발리를 탐험하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던 어느 날, 나는 Dreamer Meng을 기획하게 되었다.
사실 발리 여행에 대한 유용한 정보나 허니문 정보는 이미 넘쳐난다.
그래서 내가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어쩌면 내 이야기 속에서 누군가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내어 보았다.
그렇게 내 여행도 누군가의 여행도 차츰 완성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나는 집 밖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호기심 가득했던 처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장소와 음식을 경험하고, 예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발리를 바라본다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발리를 여행하려 한다.
랜드마크도 좋지만, 나는 관광지와는 조금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으므로 발리의 일상적인 장소를 주로 다니게 될 것 같다.
그런 이유로 내 포스팅은 찐 발리 라이프를 경험하려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여행자들에게 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끝으로, 발리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들, 이미 발리에 와 있는 여행자들, 그리고 발리에서의 추억이 있는 여행자들 모두가 나의 글을 흥미롭게 읽어주길 바란다.